펑펑 울었다
60대 여성을 살린 붕어빵 한 봉지
그날은 유난히 바람이 차가운 저녁이었어요.
몸보다 마음이 더 시려서, 발걸음이 괜히 느려지던 날이었죠.
집으로 곧장 가기엔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,
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골목을 한참 걷고 있었습니다.
그때 코끝을 스치는 냄새가 있었어요.
익숙하고, 따뜻하고, 어릴 적 기억을 끌어올리는 냄새였는데요.
네, 붕어빵 냄새였습니다.
요즘 같은 세상에 붕어빵 하나가 뭐 그리 대수겠냐고요?
그런데 그날은 달랐습니다.
그 냄새 앞에서 저는 한동안 발을 떼지 못했거든요.
“아주머니, 붕어빵 한 봉지 주세요”
노점 앞에 서 있는 60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.
두툼한 패딩을 입고 있었지만, 어깨가 유난히 축 처져 보였어요.
손은 계속 앞치마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요.
붕어빵을 뒤집는 손놀림은 익숙했지만,
눈빛은 어딘가 멀리 가 있었습니다.
괜히 마음이 쓰여서 말했습니다.
“아주머니, 붕어빵 한 봉지 주세요.”
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붕어빵을 담아 주셨습니다.
그런데 봉지를 건네는 순간,
그분의 손이 살짝 떨리는 게 보이더군요.
갑자기… 눈물이 터졌습니다
붕어빵 봉지를 받으면서
“추우시죠?”
이 한마디를 건넸을 뿐인데요.
그 순간이었습니다.
아주머니가 고개를 푹 숙이더니,
아무 말도 없이 펑펑 울기 시작하셨습니다.
정말 아이처럼, 참아 보려다 결국 무너진 울음이었어요.
주변 사람들 시선도 있었을 텐데,
그런 건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였습니다.
“아무도… 아무도 이렇게 말을 안 걸어줘서요.”
울음 사이로 끊어지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.
붕어빵이 아니라, 마음이 필요했던 날
아주머니는 그날이 남편 기일이라고 하셨습니다.
아이들은 다 컸고, 각자 살기 바쁘고요.
집에 혼자 있기 싫어서 나왔지만,
하루 종일 손님이 거의 없었다고 하시더군요.
“사람들한테는 붕어빵이겠지만요,
저한테는… 오늘 하루를 버티게 하는 일이에요.”
그 말에, 제 마음이 먼저 무너졌습니다.
우리는 늘 이렇게 말하죠.
“누가 내 마음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”고요.
그런데요,
아주머니를 살린 건 사실 붕어빵이 아니었습니다.
붕어빵 한 봉지가 아니라,
“춥죠?”라는 짧은 한 문장이었을 겁니다.
하나님은 작은 것을 사용하십니다
집으로 돌아오는 길,
봉지 안에서 아직도 따뜻한 붕어빵을 하나 꺼내 먹는데요.
이상하게도 목이 메어서 잘 넘어가지 않더군요.
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
하나님은 왜 이렇게 작은 것을 사용하실까?
큰 말도 아니고,
큰 돈도 아니고,
겨우 붕어빵 한 봉지인데 말이죠.
그런데 성경을 보면 늘 그렇습니다.
작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,
사마리아 여인에게 건넨 한 잔의 대화,
그리고 이름 없이 사라진 수많은 선행들….
그날, 하나님은
붕어빵 한 봉지를 통해
한 사람의 생명을 붙들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.
혹시 오늘, 누군가의 붕어빵이 될 수 있을까요?
우리는 거창한 일을 못 해서 늘 미안해합니다.
하지만요,
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건넨 한마디가
그날을 버티게 하는 유일한 힘일 수도 있습니다.
“괜찮으세요?”
“춥죠?”
“수고 많으세요.”
이 말들이요,
어쩌면 누군가를 살리는 말일지도 모릅니다.
그날 저는 집에 와서 한참을 울었습니다.
아주머니 때문이기도 했고요,
그분을 그냥 지나치지 않게 하신 하나님 때문이기도 했습니다.
오늘 하루,
당신은 누군가의 붕어빵 한 봉지가 되어 줄 수 있을까요?
생각보다, 하나님은 아주 작은 친절을 통해
아주 큰 일을 하고 계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.